[레스타트게리] 2
5.
“게리. 게리. 게리.”
레스타트는 게리의 마른 뺨에 흐르는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줬다. 레스타트가 눈물을 닦아주던, 제 이름을 달콤하게 부르며 어깨에 입을 맞추던 게리는 그를 무시하며 제 앞에 창백한 얼굴로 누워있는 소년을 보았다. 레스타트. 어떻게 좀 해봐요. 당신 말대로 데려왔잖아. 소년의 손을 붙잡고 한참을 울던 게리는 레스타트가 귓불을 우물거릴 때쯤 고개를 돌려 그에게 매달렸다. 그런 게리가 귀엽다는 듯 레스타트는 예의 그 아름다운 얼굴로 웃었다. 조금만 참으렴, 게리. 이 귀여운 아이도 곧 우리의 가족이 될 거란다. One happy family. 레스타트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번쩍였다. 게리는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사랑해요. 게리가 울음이 가득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자신이 사랑을 속삭일 때마다, 그에게 의지할 때마다. 그가, 레스타트가 그 어느 때보다 친절하고 상냥해진다는 것을, 게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예상대로 레스타트의 다정한 입맞춤이 정수리에 내려앉았다.
오, 나의 게리. 나도.
6.
I'm hungry. I want some more.
7.
하얗고 마르고 신경질적이고 까탈스러운 어린 소년을 레스타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꽤나 아꼈다. 그건 그 소년이 게리와 많이 닮기도 했지만, 또 전혀 달랐기 때문일 것이었다. 그리고 그 다름은 금발과 흑발, 소년과 중년의 외양적인 다름만은 아니었다.
8.
“뱀파이어라고요?”
레스타트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이제는 야성으로 빛나는, 파란 눈을 보았다. 부드럽게 뺨을 쓸자, 금빛 짧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와 함께 떨리던 눈꺼풀이 게리의 것과 닮은 눈동자를 가렸다가 다시 들어냈다. 그래. 레스타트는 젖살이 남은 그의 뺨을 토닥이며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파란 눈이 호기심과 흥미로 반짝였다. 레스타트는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